원래는 이 게시물이 올라오려면 근 한 달 이상 기다려야만 하는데...
제 기억이 제 마음이 희석될까봐 먼저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토요일 전주 출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해가 뜰 때의 연꽃을 담고자 전주 덕진공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전 날 갔기 때문에 잠을 자고 해가 뜨기 전에 움직이기 위해 5시에 알람을 맞춰 놓았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기다리고 기대했던 순간인지 4시 50분쯤 저도 모르게 눈을 떴죠.
그리고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았고 여전히 보슬비가 제 몸을 스다듬고 있었죠.
공원에 발을 들여 놓는데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이유는 공원 입구에 나란히 서 있던 인형(?)들 때문이었습니다.
어스름하게 절 바라보는 한복차림의 여인네들 때문에 말이죠.
그것들을 지나칠 무렵 어디선가 은은한 향이 코 끝을 흥분시켰습니다.
한 번도 맡아 본 적이 없었던...
너무나 은은한 향이었거든요.
그리고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 하나
내가 연꽃 향기를 맡아 본 적이 있던가?
이게 연꽃 향기인가?
연꽃도 향기가 있었나? 등등...
아무튼 그렇게 덕진공원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녀석을 찍어야 하나 살펴 보기 시작했죠.
그렇게 살펴보는 동안 해가 나타나야 하는 시간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비구름에 가려진 태양은 약간의 빛만 선물해줄 뿐이었죠.
그래서 아쉬운 마음 한 가득을 갖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는데 어미 오리와 아가 오리를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아가 오리를 담으려 무진 애를 썼죠.
솔직히 제 사진 정보에 보시면 70~200mm대의 사진은 모두 MF 거든요. ㅡㅜ
아무튼 그렇게 아가들을 담는데 말벌이 절 괴롭히더군요.
아래 사진 좌측 하단에 보시면 벌 머리 보이시죠??
녀석 때문에 겁이 나서 도저히 몇 컷 못 찍겠더군요.
덕진공원의 가운데 다리를 중심으로 3/4바퀴쯤 돌았을까?
태양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좀 반갑긴 했지만 태양이 너무 힘이 세서 노출차가 심해져 원래 상상하던 컷을 만들기에는 좀 무리가 따랐죠.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다시 한 바퀴를 돌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태양 때문이죠.
녀석이 애초에 나타나줬다면 한 바퀴로 족했을 걸요... ^^
그런데 지난 간 길이었는데 한 연잎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던져 올려 놓은 10원짜리 두 개.
참 나 던질거면 좀 큰 돈 던지던가 10원이 뭔지...
아무튼 떨어지는 비에 10원짜리 동전 두개까지 고이 간직한 녀석이 귀여워 한 컷!!
찍고 계속 가던 길을 갔습니다.
그렇게 두 바퀴를 돌고 나니 5시에 시작한 덕진공원 산책은 벌써 7시가 다 되어 가더군요.
그 공원을 두 시간이나...
배도 고프고 졸립기도 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깃털 하나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녀석이 넘 예쁜데... 넘 예뻐서 잘 담고 싶은데...
그게 제 내공 탓에 잘 담겨지지 않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그렇게 사진을 찍고서 숙소로 다 도착할 때쯤 저의 허벅지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더군요. ㅋ
비에 젖은 다리 난간에 몸을 기대고 의지해서 사진을 찍었더니 이렇게 축축하게 젖어 있었던 거죠.
아무튼 이렇게 젖은 몸을 하고 그냥 다시 이불 덮고 잤답니다. ㅋㅋ
아참// 자기 전에 물론 허기를 제대로 달래고 말이죠.
그간 겨우 겨우 8kg 뺐는데...
살이 도로 좀 붙었을까봐 걱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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