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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ion

왜 박현에게 컴패션이었을까?

by 카이로스76 201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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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지극히 나쁘기만 한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새벽 감성이 일깨워진 시간에 잠을 못 이루는 제가 할 수 있는게 그다지 많지 않아서 말이죠. ^^

사진책 외에는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제가 한국 컴패션 대표님의 『고맙다』를 읽으며 왜 난 컴패션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언젠가 함께 비전트립에 가신 분들께는 이야기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가 보게 되는 블로그라는 공간에 풀기엔 제 자신의 과거가 조금은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긍정적으로 읽어 주실 분들이 분명히 계실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용기내서 글을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


전... 부유한 가정의 장남인 아버지와 그래도 열심히 사셔서 조금은 안정적이었을 듯한 가정의 장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어릴 적엔 조금은 넉넉하게 살지 않았을까 싶죠.

하지만 어릴 적 제 양쪽 다리를 수술하게 되면서 많은 지출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들로 가세는 기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0살 때는 서울에 위치한 모래네 시장 한복판에 위치한 상가건물 내에 있는 단칸방에 어머니와 저희 삼형제가 살게 되었습니다.

뭐... 시장통이다 보니 위생상태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을거구요. ^^

자려고 누우면 천장은 자그마한 녀석들의 운동회 소리에 시끄럽기도 했습니다. ^^

단적인 예로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준비물이 바둑판이었는데 그걸 살 돈이 없다셔서 학교도 가지 않은 적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아참//

그 당시에 저희 어머니는 시장에서 냉차와 아이스크림을 파셨습니다.

그걸로 저희 네 가족이 근근이 연명할 수 있었을까요?

택도 없겠죠. ^^

그래도 저희가 섬기던 교회에서 쌀과 연탄으로도 도와 주시고 시장에 어머니의 먼 친척분도 계셔서 많은 도움을 받곤 했습니다.

그렇게 절대 넉넉할 수 없는 저희 가정엔 두 번의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3층 옥상 난간에서 놀던 막내가 떨어져 다쳐서 수술하게 되기도 하고...

둘째가 교통사고가 나서 큰 비용이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때마다 도와 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어쩜 그 분들의 그 도움이 제게 잠잠히 깔려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저는 무럭무럭 자라고 아버지께서 귀국하시고서 함께 지내면서 그나마 모자라지 않는 삶을 살게 된 것 같습니다.

뭐... 간간이 이런 저런 지출 때문에 눈물 짓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긴 했지만...

그래도 숨통을 죄여 오던 것들은 조금 멀리 떠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제게는 그닥 큰 꿈이 없었습니다.

그냥 빨리 돈 벌어서 가난하지만 않게 살자 정도?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도 공고를 가고 바로 취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 제게 어머니의 한 마디가 있어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죠.

그다지 공부에 취미도 없고 그 언제고 열심히 공부를 한 적이 없는 저라 인문계 고등학교 성적이 그닥 좋을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고3이 되고 대학에 갈 즈음 성적은 중간?

뭐... 내신 15등급 중 7등급이니 중간 맞죠? ^^

고3이 될 즈음...

제 인생에 가장 큰 스승님이셨던 담당 전도사님께서 '난 누구보다 네가 대학에 가면 기쁠 것 같다.'라고 하셨었던 걸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뭐... 그 이후 제가 그나마 열심히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니 성적도 오르긴 하더군요.

전 공부를 하면서도 이번엔 전문대를 가고 빨리 취업을 해야지란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때도 어머니께선 공대를 가지 왜 전문대냐셔서 또 그리 결정하긴 했지만요. ^^

아무튼 그 때는 참 맹랑하게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 저 대학 가도 못 가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내 인생 당신이 책임질거잖아요. 망가지면 제가 창피합니까? 당신이 창피하죠. 근데요.. 저 대학이란 곳 한 번은 가보고 싶네요.'

이게 주문 외우듯 했던 기도였던 것 같네요.

근데 웃기죠? 담임선생님 조차도 믿지 못 하는 수능성적을 받게 되었습니다. ^^;;;

암튼 수능 성적이 잘 나온 덕에 A대 컴퓨터공학과에 특차로 붙게 되었죠. 

그리고 신나게 논 것 같습니다.

대학가서도 마찬가지로요. ^^

청년이 되고 지역에 있던 청년 연합회 찬양팀에 들어가고 형님들과 찬양선교단을 만들고..

그덕에 교회에서 찬양팀 리더를 맡으며 종종 그런 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동네 소년소녀 가장 중에 한 집을 결연해서 수시로 드나들어 공부도 봐 주고 도움도 주는...

근데 항상 꿈 뿐이었죠.

아마도 그 때부터 아이들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리교단에서 파송한 네팔 선교사님을 만나고 그 분의 모습을 본 후로 더욱 더요. ^^

네팔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며 그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소홀할까봐 불임수술까지 하신 선교사님 부부...

숙소가 좁아 선교여행 온 청년들에게 방을 내주고 본인은 창고 짐 위에서 주무시던 선교사님의 섬김...

그리고 아이들의 눈망울...

전 한 시도 그 아이들의 눈망울을 잊지 못 했습니다.


아~~~~ 너무 기네요. ㅠㅠ

짧게 쓰려 했는데... ㅠㅠ

읽기 힘드시겠어요. ㅠㅠ

흠.. 여기서 끊을까 아님 끝까지 쓸까 잠시 고민 좀... ㅠㅠ


흠... 힘드시면 나눠 읽으세요. ㅋㅋ


네팔을 다녀 온 후 제가 만난 것은 바로 카메라였습니다.

사진... 끈기 없기로 소문난 제가 지금까지 카메라와 노니는 걸 보면 녀석과는 정말 운명적인 만남을 한 것 같네요. ^^

공부 진짜 싫어하는 제 가방엔 항상 카메라와 모든 과목 필기를 하던 노트 한권이 전부였습니다.

워낙 공부에 취미가 없으니 학점은 졸업학점만 따는게 목적이었고...

오직 사진, 사진, 사진이었죠. ^^

그리고 싸이월드에 클럽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워낙 사진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니 클럽은 당연히 그런 사람들로 북적댔고...

좀 유명세도 타고 그랬죠.

근데 정말 좁은 물이긴 했습니다. ^^

그렇게 사진과 짝하고 놀던 제게 엄청난 임팩트를 준 만남이 찾아 왔습니다.

컴패션 사진전!!!!

그 곳에서 첫째 아이 레스터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클럽 차원에서 아이를 후원하려 했는데 십시일반은 커녕 전적으로 제가 후원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클럽장을 내려 놓을 때 아이 후원을 제 개인이 하는걸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후원하긴 했지만 점점 부담스러울 즈음 인도네시아 비전트립을 따라 갔습니다.

그리고 그 와 중에 가정 방문을 했죠.

그 때 그 모습을 보고 전 컴패션을 결정하게 된 것 같습니다.

좁디 좁은 축축한 흙바닥에서 사는 아이의 가족을 보면서...

어릴 적 8m² 남짓한 방에서 네 식구가 쥐 운동회 소리 들으며 살던 그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때 당시 제 마음이랑 아이의 마음이 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 할 수만 있다면 할 수만 있다면 한 아이라도 어릴 적 나처럼은 살게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후원에 대한 마음은 더 커졌고...

그 이후 VOC 활동도 하게 되었구요.

비전트립도 여건이 허락하면 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덕에 제게 큰 마음이 가슴 한 켠에 자리하고 계속 꿈틀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좁은 안목 속에 있던 제가 조금은 넓은 안목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구요.


아무튼 그런 제가 지금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어제 문득 어머니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 나 OOO 갈까?

母: 갑자기 왜?

현: 어머니가 서원기도 했다며? 그런데 내가 이러고 있어서 우리가 힘든게 아닌가 싶다며?

母: 그럼 사람은 어떻게 하지?

현: 에이... 어차피 올 해는 늦었고 내년인걸...

母: ...

현: 나 그 후에 땡땡으로 갈지도 몰라요. 대신 한 달에 100만원씩 나한테 헌금보내...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과 뛰어 놀며 살고 싶다고.


어쩌면 지금 제게 찾아온 불면증은 Dream을 빼앗고 Vision을 주는 불면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진짜 미래를 계획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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